마음구름

그 겨울의 시

선자령구름 2025. 1. 2. 12:54

그 겨울의 시...박노해

 

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

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

할머니는 이불 속에서

어린 나를 품어 안고

몇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

 

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

소금창고 옆 문둥이는

얼어 죽지 않을랑가

뒷산에 노루 토끼들은

굶어 죽지 않을랑가

 

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

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

 

찬바람아 잠들어라

해야 해야 어서 떠라

 

한겨울 얇은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

왠지 슬픈 노래 속에 눈물을 훔치다가

눈산의 새끼노루처럼 잠이 들곤 했었네

'마음구름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  (0) 2025.01.27
난초  (0) 2025.01.17
하얼빈  (0) 2024.12.25
심규선 콘서트  (3) 2024.12.22
서울시립미술관 &덕수궁  (1) 2024.12.22